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사업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미러룸 거울로 둘러싸인 방에서 당신과 연애한다 정면의 당신 후면의 당신 측면의 당신에게 입 맞춘다 두 개의 입이 여덟 개로 늘어난다 거울은 복리(複利)의 세계, 감각의 무중력 공간 거울에 갇힌 우리는 거울 밖에 있다 그것은 마치 얼음 속에서 빙폭의 바깥을 오르는 일, 오늘의 연애는 불가능의 가능성이다 거울과 거울이 겹쳐질 때 우리는 증식하고 갇힌다 우글거리는 우리가 된다 하나의 거울 속에서 우리는 분명 웃었다 그러나 네 개의 거울 속에서는 겁에 질려 있다 거울과 거울 사이에 하얀 침대가 놓여있고 침대는 우리의 알몸을 허공에 띄운다 우리는 거울 속에서 거울 바깥을 본다 또 바깥에서 속을 들여다본다 바깥은 폐쇄돼있고 속은 열려있다 나는 나만 보고 당신은 당신만 본다 눈빛들이 뜨거워질수록 당신에게선 소리도 냄새도 나지 않는다 당신과 나는 지금껏 서로의 바깥에다 그림자만 잔뜩 싸질렀지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 거울과 거울 사이로 전화벨 소리가 들어와 거울 속에 적막을 만든다 거울의 감정을 알기 위해 불을 끄지만 우리는 한 번도 거울 아닌 적이 없었다 거울만큼 완벽한 외도는 없다 불과 빨강과 뱀 입 속에서 몇 번, 계절이 바뀌어 네가 늦봄을 내밀 때 나는 꽃잎에 덮인 꿀벌들의 소로와 벼랑 틈 숨은 폭포를 몰래 감춘다 우리는 속으로만 스며드는 핏물을 붙잡고 선지덩어리로 굳어지는 중이야 아니, 은밀한 배꼽까지 활짝 열고 진공상태의 죽음을 듣고 있는지도 모르지 혀끝의 여름, 혀끝의 겨울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해? 나는 모퉁이들로 우글거리는 마을이 될 거야 불붙은 얼음들이 떠다니는 테트리스도 좋고 그건 그렇고, 너는 정말 달다 이빨 사이마다 체온계가 꽂혀있어 우리는 이제 전염병 창궐한 격리병동이야 비린내 나는 해동생선이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흉한 점괘야 서로가 도망 못 가게 불과 빨강과 뱀으로 묶어도 묶어도 아름다운 음악처럼 풀어져버리고 계절이 바뀌어도 도깨비 뿔 같은 종유석만 밀어 올리는 우리는 서로 입 벌린 무덤이 되어 하루 종일 먹고 뱉고 먹고 뱉고 삼키지도 못하면서 죽었다가 부활하는 장난, 목구멍 타들어가는 불장난만 하면서 거미보다 아름답지 않은 1 거미는 아름다운데 그 아름다움을 아무도 몰라요 아무도 모르는 걸 혼자 아는 나는 무당거미 무늬 속에서 길을 잃어본 적 있는 아이 나와 무당거미는 데칼코마니예요 햇빛마저 실올을 뽑아내는 여름 대낮에 나는 내 반쪽의 무늬를 찾으러 낡은 집과 숲그늘을 헤집고 다녀요 태양이 조준하는 과녁에 무당거미가 매달려 있어요 썩은 처마 아래서 구름에 목줄을 채운 채 무당거미를 쓰다듬어요 거미는 날개가 없지만 나비보다 아름다워요 무당거미 몸통에선 노란 장미가 피어나고 피에 젖은 호랑이가 하품을 해요 어떻게 거미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죠? 내 반쪽의 문양이 바람에 흔들려요 거미를 델몬트 주스병에 넣어요 유리병 속에 소주를 들이붓자 알록달록한 무늬들이 소용돌이쳐요 유리병이 끈끈한 실로 가득해요 2 누구도 거미를 흉내 낼 수 없어요 날개를 떼어낸 나비 몸통을 거미 밥으로 먹여요 여자아이들이 소리를 질러요 거미보다 아름답지 않은 세상으로 도망치려고? 끈적거리는 내 숨이 닿지 않는 세상으로? 저승사자 놀이를 하던 대낮 이것은 돋보기로 개미를 태우던 날의 일기다 괄약근 풀린 태양이 묽은 빛을 한 무더기 싸지르던 대낮 냄새와 향기를 구별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라일락 한 움큼씩 꺾어 버리다 지루해졌다 커피를 마시는 것이 금지된 아이들의 발치로 커피 알갱이 같은 개미떼가 알레그로 모데라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음악의 악보를 그리며 기어올 때 저승사자 놀이를 하자! 잘 익은 머리통에서 실잠자리 같은 연기가 팔랑였다 구구단 너머에는 수가 없는 줄 알았기에 수북이 쌓인 개미들의 주검에서 웃음소리가 났고 돋보기에 고인 하늘이 찰랑거렸다 우리도 죽어? 묵직한 음악이 빛의 항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게 보였다 아이들의 목숨이 구구단을 넘지 못하리란 걸 알고 있었다,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그날의 놀이를 잊어버렸지만 아이들은 걸어 들어갔다 돋보기로 개미를 태우던 날의 일기 속으로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정원에서 정원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나는 정원을 정원이라고 소개한다. 우리의 세대에서 정원은 주로 공동의 것이란 말을 하려다 말았고, 모두의 것이라는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말하지 않았다. 마음은 누구의 것입니까. 마음이라는 것은. 그러나 누구의 것도 아닌 단어들이 부유하는 정원을 걸으면서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내일도 걸을까요? 당신이 물었고, 오늘은 오늘의 것 내일은 내일의 것이라는 생각을 말해버렸다. 당신은 당황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누구의 것입니까 아주 조용한 정원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주 아주 조용한 마음의 정원에서 나열된 문장들이 나의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있었다. 나는 나의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말하지 않았고 후회한다는 생각을 말했던 것 같다. 어둠과 정원에서 혼자 걸어왔지만 둘이 걷던 길을 혼자 걸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둠과 정원에서 그러나 어둠과 정원에서. 어둠을 어둠으로 회피하지 않았을 것이다. 밤을 맞았고 어둠은 그럼에도 색이 아니라 바탕에 가깝다. 그러나 가끔 배경이 사건을 지배하는 순간 같은. 어둠. 소란스럽게 뻗어있는 가지를 가진 나무를 낮에는 보았으나 아주 고요한 정원이다. 어둠속에서 보이는 것은 까만 나무이다. 어두움보다 까만 나무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정원에서 까만 나무에 기대 앉으면, 정면에 보이는 것은 없다. 그러나 정원에는 정면만 존재하지 않는다. 눈을 감는다. 어둠 속에서 눈을 감는다는 것은 사건을 믿는다는 것이다. 일어날 사건 역시 믿는다는 것이다. 언제나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마음을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당신이 옆에 있었다면 절대 눈을 감지 않았을 것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아주 아주 조용한 정원에서 로비 이곳은 로비다. 그들은 로비에 마주 앉아 있다. 로비에는 약간의 음악이 흐르고, 그들은 약간의 음악이라는 표현이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완전히 틀리지도 않은. 로비는 분주하지만 고요하다. 음악은 그들이 평소에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리믹스 앨범 수록곡이고. 나무가 흔들려서 슬픈 것 같다고 한 사람이 중얼거린다. 그는 우리가 같은 계절을 지나는 것이라면 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생각했지만 로비에 흐르는 음악의 제목은 다른 것이다. 모든 음악은 리믹스지라고 누군가 생각하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를 피해 많은 사람들이 로비로 들어왔고 비가 내리면 안과 밖의 경계가 선명해졌다. 그들은 이제 창밖의 풍경을 함께 바라보고 있다. 마주 앉은 사람도 나무가 흔들려서 정말로 슬퍼보이네 중얼거렸고. 이제는 계절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도로에 심어져 있는 여러 그루의 나무 중 유독 한 그루의 나무만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로비는 오래 머물기 위한 곳이 아니지 누군가 말했고 그들은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떠나고 로비에서 처음 들어보는 음악을 누군가 듣는다. 음악의 리듬은 로비의 고요와 더 어울리지만 창밖의 풍경과 음악의 개연성이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로비는 잠깐 머무는 곳. 그러므로 로비는 완전하지 않고, 그러므로 누군가에게는 로비를 떠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비 내리는 창 밖에 한 그루의 나무만이 흔들리고 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나무는 스스로 흔들지 못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거목 할머니는 기도하셨다 마음속으로 빌고 빌었다 큰 나무 앞에서 지나치게 큰 나무들은 주로 혼자 있는 것 같았다 무엇을 쳐먹고 저렇게 커졌을까 끈질기기도하다 중얼거렸다 마음속으로 할머니와 나는 마음속으로 그랬기 때문에 알 수 없었다 마음을 알 수는 없었다 할머니가 기도할 때 할머니 할머니 부르지 못했다 어린 나에게도 기도가 간절해보였기 때문에 자라면서 할머니 할머니 부르는 것이 어려워졌다 간절해보였기 때문에 할머니 보고싶은 할머니 어릴 적 미워하던 큰 나무 앞에서 할머니 불러보았다 혼자 있는 거 같았지만 큰 나무에는 벌레가 많았고 기어다니는 것들이 많았다 살고있는 것이 많았다 유독 그늘이 큰 나무였다 나무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 자라는데 할머니 나무가 크니까 낙엽이 더 많이 떨어진다고 낙엽을 치우는 사람이 생각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여름의 집 - Everything* 여름의 집, 여름의 집 대문을 열면 코끼리 울음을 길게 우는 푸른 경첩 모든 게 우리거야 여름의 밤, 여름의 밤 식탁의 초들이 흰 여우처럼 목을 위로 길게 빼는 아아 여름의 밤, 여름의 밤 너는 내 모든 거야 아브라함의 별처럼 미래의 편지들은 모두 너를 위해 쓰이고 우리는 자손이 없어도 행복하지 나를 모두 비워 너에게 줄게 아무리 비워도 허전하지 않고 나를 다 받고도 너는 나를 닮진 않지 너는 결국 우리의 마지막 페이지를 숨겨놓았지만 우우우우 원숭이들은 밤하늘을 보고 아름다움을 알까 원숭이들은 서로의 목덜미에 불을 가져다 대는 놀라움과 슬픔을 알까 여름밤의 폭죽을 봐 울음이 결국 우주의 먼지가 되는 것을 별들은 폭죽에 눈이 멀어 검은 화약 덩어리가 되었어 너의 목에 떨어진 불덩이를 장마는 처마에서 기다리고 나는 밤새 장마를 받아 적어 넌 내 모든 거야 내 꿈이야 아무리 크게 읽어도 너는 빗소리에 밖에 듣질 못하고 그래도 상관없지 너는 나의 모든 것 여름의 더위와 부패 속에서 나뭇잎들은 잎맥을 열어 초록을 흘리는 여름의 집, 여름의 집 *검정치마의 노래 틱 무릎을 맞추며 우리는 무릎을 맞추며 당나귀들이 구멍 난 양말을 뒤집어 뭉툭한 코를 맞대듯이 미끄러지며 우리는 미끄러지며 팔이 없나요, Hal? 바닥에 기름을 더 부어요 그렇다면 나도 굽힐 팔이 없어서 그냥, 무릎만 있어서 미꾸라지가 겨드랑이로 거품을 내듯 까만 기름 거품 아 그건 너무 Thick하고, 아 그건 입구가 좁은 유리병 입구처럼 뽁 하고 터지고- 무릎을 맞추며 무릎을 맞추며 우리는 머나먼 반대편에서 달려오다 그만 미끄러지고 분질러졌지 그렇다면 무릎을 꿇은 채 한 번도 다리를 펴보지 못한 'ㄹ'처럼 동굴 벽화에서 조상을 만난 개처럼 무릎을 맞추며 꼬옥 무릎을 맞추며 이따금 서로에게서 얼굴을 찾을까 봐 아 그건 너무 Thick하고 너무 작은 유리병의 똥구멍처럼 생겼을까 봐 징그러워하고 징그러워하며 유나의 맛 유나는 매일 그림을 그리던 손으로 저녁을 한다 그림도 잘하고 음식도 잘하고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설산을 그리고 시금치를 무치고 새를 그리고 두부를 썬다 손은 늘 더러웠는데 목탄이나 잉크가 묻어서인지 파 뿌리나 오징어를 다듬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작업실 의자에 오래된 화판을 얹어 밥을 차려 먹었다 시장에 새로 생긴 황금통닭집 타일은 전부 샛노랗더라? 나는 유나 밥을 밀어 넣으며 말했다 니가 그린 그림 팔아서 치킨 사 먹을까? 이 말은 하지 않았다 유나가 종일 매달린 그림을 먹는 일과 김나는 밥을 그리는 일과 유나가 캔버스를 삶고 물감을 굽고 기름을 바르고 커튼을 담그고 앵무새를 튀기고 촛불에 양념장을 칠하는 그런 시간은 소중하지 아무렴 하지만 여기는 확실한 세상이고 노란색 타일의 선택은 확실히 확실하긴 해 나는 생각했다 생일 허리가 긴 밤 여기 그 밤의 다리가 있어요 긴 다리는 엎드려 여기 다리로 된 다리가 있어요 다리 밑에서 누가 나를 주웠다고 소문낸 자 수소문해보세요 다리 밑에 생긴 그늘을 “누가 내 그림자 뒤에 붙여놨어?” 나는 칠판에 크게 써놓고 강아지처럼 몸을 털어 네가 그걸 봤을까 봐 가로등을 장대처럼 휘어 다리 위로 점프해요 우리는 약속했지 다리 아래에는 집을 짓지 말자 그 아래 부는 바람에 이를 보이지 말자 허리가 긴 밤 그 밤의 다리가 여기 있어요 다리는 다리의 그늘로 종일 딱 한 번의 줄넘기를 한다는 우리는 자라서 매년 그 소문을 기억할까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소멸하는 밤 깨진 거울은 나무가 되고 낮은 곳에서 시작 되는 것, 지켜내지 못한 것들이 그, 밤으로부터 구부러집니다. 잠들이 무너지는 밤 당신을 옆을 지키지 못한 삼일동안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당신을 부르러 갑니다. 창밖의 별들이 보랏빛으로 자라고 어제의 죽은 별들을 바라봅니다. 그날을 잃어버린 그믐의 표정을 별들을, 멀리 두고 오고 싶었습니다. 설명하지 않은 것 따위들을 겁이 나지 않느냐고, 돌아와야 하는 거실은 불이 켜지는데 별자리는 찬란하게 무성합니다. 나의 입술이 열리고 나는 새 한 마리,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당신을 밀어내러 갑니다. 그리운 것들을 밀다보면 그곳으로, 이곳으로 새가 앉고 그리웁거나 그리다 만 것들 새것, 새어가는 것, 새가는 것 많은 새들이 나를 통과합니다. 바람이 모양이 있다면 그것은 새의 깃 아직 세우지 못한 빛들이 젖어듭니다. 밀어 넣지 못한 말들이 오랫동안 휘어져 있기를 돌아오는 담장 너머 한참을 글썽이다 나는 나무 한그루 되고, 몇 개의 잎사귀가 남아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소리들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꿈을 꾸어도 되느냐고 당신의 잠을 생각하는 밤 너무나 많은 나는 다시 잠이 듭니다. 파문(波紋) 발에는 점자가 있다. 틈과 틈 사이를 다녔다. 지문 밖으로 읽히지 않는 문장들이 옮겨 붙었고 빗소리가 견디기 힘 들 때 고요 속에서 돌아가는 것들은 귓바퀴로 들어야 한다. 켜켜이 귀를 세운 것들, 당신을 몰아넣지 말 것, 비가 오는 날일수록 새들은 더 선명하고 무표정 지렁이를 잡아 올리는 일처럼 분명, 점자가 없는 것들의 발목을 만지는 것처럼 오늘을 산다는 일, 다음날 아스팔트 위 짜부라진 지렁이가 되어있을지도, 분명 무엇인가 나온 것 같은데, 죽은 것들은 자꾸만 비우는 습관이 있을까. 수면위로 날 깨우는 빗물들. 읽히지 않는 당신을 붙들고 발을 옮긴다. 발이 터진 것인지 머리가 터진 것인지, 몸부림치는 지렁이의 나지막한 목소리들, 짜부라진 지렁이를 오래도록 내려본다. 부서지고 있는 내 발목들, 맞아도 아프지 않은 빗물이 잠긴다. 손가락으로 지렁이를 들어본다. 죽어가는 것을 더듬을 수 있게, 읽히지 않는다.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슬픔의 통점들이 빠져나가고, 죽음이 동그랗게 밀려간다. 깊어질 어둠이 없고 온 몸을 휘청거리는 동안 꽃들의 발목은 글썽인다. 물끄러미 지렁이의 죽음을 구경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보고 싶었던 꽃들의 발자국이 슬프다. 꽉 쥐었던 두 손을 편다. 누군가 한가운데 돌을 던졌을까, 버둥거릴수록 사선으로 소용돌이치는 손금들, 밖으로 물길을 잃은 숭어 떼가 빠져나간다. 손바닥 안으로 물결이 분다. 유리의 크레아* 유리요새 외각에서 여자는 발견되었다. 온 몸은 유리로 되어 있었다. 햇살이 그녀의 몸을 비추자 통과 되는 빛들 사이로 끝없이 펼쳐지는 백야행 물고기의 눈에선 유리가 자란다. 유리가 흐르는 강, 인어의 꼬리들이 떨리는 길목, 기차가 지나면 유일한 유리, 우리 의 수 천개 눈동자가 유리처럼 빛날 때, 악몽은 꿈이 될 수 있니. 혈흔(血痕)이 아름다워 질 수 있니. 깨어지지 않는 슬픔을 견뎌내는 것 너의 어두운 섬을 거두어 간다. 겨울이 녹으면, 남은 유리체(琉璃體) 그 섬 둘. 인간이 되고 싶니, 심해 속 치는 눈보라들이 너를 얼어붙게 할거야. 어른이 된다는 것 심장이 유리가 될 때까지 숨이 멎기 직전의, 죽은 물고기 떼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 우리를 통과하지 않는 별들의 울음 낙과처럼 떨어지는 자리마다 유리알들이 떨어진다. 크레아* 은하철도999에 나오는 유리인형 묻다 어느 산짐승이 너를 데려갈지도 몰라 우우 하고 울음이 났다. 오늘 너를 심었던 곳에서 너에게 묻는다. 네가 자라날수록 너는 없고 모르고 싶었던 일들을 네게 묻는다. 어머니와 힘껏 슬플 만큼 땅을 팠다. 몇 걸리는 돌덩이가 파지지 않아서 이쯤이면 되겠지 처음으로 죽음을 묻었다. 어머니와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산다는 것이 우리는 짐승처럼 슬픔 없는 인사를 하고 꽃에서 멀어지는 순간 죽어가고 있다. 너는 꽃이 아니므로 다시 피어나지 않을 날들. 언제인가 단 한번 올 시간이다. 어머니가 가지런히 흙을 메우고 우리는 너에게 아픔을 메운다. 정해진 시간이었으니 모른다고 했다. 하늘엔 살빛 별들이 조각조각 날릴 때 우리는 시계방향으로 돌아갔다. 컹컹 두 귀가 들리지 않을 때 까지, 갸르릉 두 눈이 안보일 때 까지. 발자국 없는 모습들이 길게 밀려나고 우리는 산길을 내려간다. 어둠이 울음처럼 내려앉고 오늘 너에게 물었다. 모든 것이 정해진 날들이라 믿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주말 허벅지 위에 아내 허벅지 놓인다 아내는 왜 그럴까 나는 꽃 머리들 후드득 쏟아지는 걸 본다 태풍이 지나갔다 머리 한쪽 쑤신다 아내는 회사에 나는 병원에 모두 갈 곳이 있다 모든 게 그럭저럭 화분에도 영혼이 있다 화분에 심은 식물들이 말라 죽는다 달라지지 않는다 알 수 없는 건 우리 그러다 몇 가질 적는 아내는 죄가 없다 나는 대기실에서 패션잡지를 본다 곧 불릴 이름 병원에서 법원에서 감옥에서 도로에서─ 신호등 불 바뀐다 빨간 이름 파란 이름 가여운 이름 생일 축하해 우리는 외롭고 모국은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사람들을 향해 총검을 겨누고 창가의 책들이 햇볕을 쬔다 노랗게 부스러지는 것도 괜찮다 아내와 나 뒤틀린 종이처럼 침대 위에 있다 * 달궈진 프라이팬에 마가린 한 스푼 식빵을 굽고 그 위에 달걀 프라이 케첩과 설탕 조금 식빵 두 장 포개어 있다 그 사이 축축하고 부드러운 건조대에 널린 수건들 손목에 걸린 갈색끈 저녁 9시 30분의 분주함 분홍색 샤워타올 “잠깐 벌려봐”라고 말하는 입 타일 틈에 낀 곰팡이 하양 거품 간지럼 피우는 손 그리고 테라스에서 맥주 마시기 사람들 흉보기 엘리베이터에서 키스하기 담배 연기 자욱한 공원 벤치 크림색 푸들 새벽 3시의 악몽 숨 아내와 나 토라진 얼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 미워하는 것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나눠 먹고 헤어지는 것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는 것 빨간색 현관문을 보고 ‘다 왔다’고 안도하던 때 까지 * 샌드위치 크게 한입 문다 아내가 화분에 물 흠뻑 준다 창밖으로 보이는 고물상 미성년 많은 사람이 죽었고 나는 한 줄도 쓰지 못했다 기타 교본을 보며 기타 줄을 눌렀다 이상한 소리였다 더 세게 줄을 눌렀다 소리는 여전했고 손끝에 붉은 자국 남았다 * 남자는 여자의 젖꼭지를 빤다 나는 숨죽인다 두 손이 젖을 주무른 것을 본다 그 아이 나를 알고 있다 나는 그 아이 엉덩이를 물어뜯기 위해 짐승처럼 뛴다 아이 웃으며 미끄럼틀 탄다 일제히 비명 나는 턱에 힘주고 놓지 않는다 사람들이 나를 둘러싼다 둘러싸고 운다 멈추지 않는다 바깥에서 남자가 고함을 지른다 물건 깨지는 소리 나고 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베개로 귀를 막는다 바깥의 여자는 죽고 싶을 것 깜깜하고 축축한 침대에서 혼자 개는 도로에서 죽지 않고 있다 긴 혀 내밀고 있다 * 여자의 가슴에 종양 두 개 자라고 있다 하루에 세 번 항암제를 삼키고 위로할 수 없다 나는 자꾸만 무너지는 집을 붙잡고 있다 여자의 눈은 좁은 골목 낮은 담장 공원을 걸을 때 부딪히는 손 아프지도 않은데 아픈 척하는 빈 벤치들이 늘어서 있다 나는 조용히 여자의 뒤를 따른다 여자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멀리 멀리 열차 문이 열리고 닫힌다 얼굴이 희미하다 얼굴이 희미하다 나는 작다 나는 죽지 않고 버스가 떠난다 어떤 일이든 가능한 것처럼 사람들이 대합실에 모여 있다 사소한 유서 1. 너의 귓불 구멍이 넓어진다 나는 구멍을 통과한다 너는 귓불에 담배를 끼워두곤 했지 놀이터 그네에 앉아 라이터 불을 켰다가 껐다가 구역질을 하면서 너를 받아들이고 의자에 앉아 귓불을 맡긴다 너는 책상에 팔꿈치를 올리고 앉아 있다 찢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창가에 앉아 콜라를 마셨지 너의 손을 잡았던가 창밖의 사람들이 흘러 다녔어 넌 긴 터널이었고 경적이 울린다 횡단보도에 멈춘 승용차에서 네가 내린다 뺨을 때린다 죽으려던 건 아니었어 다리를 건넌다 마른 강에서 너는 헤엄치고 있다 악취가 올라온다 2. 자전거를 타고 10톤 트럭을 따라간다 나는 호루라기를 분다 멈추라고 했어 듣지 못 했니? 항상 꽁무니를 쫓았잖아 10톤 트럭이 손가락 세 개를 뭉갠다 삑삑 나는 트럭 밑으로 들어가 손가락을 줍는다 뼈 으스러지는 소리 듣지 못해 유감이야 눈 좀 봐 우습게 빨갛다? 네가 내 배를 가른다 손가락을 넣는다 너는 꿰매다 기침을 한다 좀 참지? 나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너에게 전화를 건다 깨진 유리로 바람이 들어온다 차라리 죽을 걸 그랬어 문을 잠근다 책상에 일렬로 세워둔 알약 숫자를 헤아린다 베란다 창문으로 빨랫대가 보인다 널린 속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3. 욕조에 물을 받는다 변기에 네가 앉아 있다 가랑이를 오므린다 보면 또 어떠니 락스물을 마셨는데 멀쩡하더라 다 누면 말해 엽서에 네 사진이 붙어 있다 나는 화장대에 앉아 거울을 본다 엽서를 구긴다 손톱으로 손목을 파낸다 베개 밑에 녹음기를 넣어 둔 거 알아 일부러 소리를 크게 냈지 난간에 기댄다 아래에 네가 있다 손을 흔든다 참 많구나 무수히 나를 지나쳤어 시장 골목에 의자가 놓여 있다 형광등이 모두 꺼져 있다 네가 의자에 앉는다 사람들은 잠들어 있고 불운한 나를 상상하니? 밤나무 가지에 원피스가 걸려 있다 목이 꺾여 있다 밤송이 떨어진다 리얼리스트 의자에 앉아 커터칼 꺼낸다 4B연필 길게 깎는다 벌거숭이 넷이 어깨에 가마를 지고 있다 일그러진 얼굴들 숨 몰아쉰다 양손으로 가마 부여잡는다 쓰러지지 않도록 어멈과 죽은 형제들 끝나지 않는다 이 삶 가마 위 거대한 머리를 한 괴물 눈 부릅뜨고 이빨 드러낸다 이빨이 동맥 깊숙이 파고들 때 머리 셋 달린 왕은 눈 감았다 다문 입속에 처녀들의 심장이 아직 뛰고 있다 여럿 부모가 그 앞에서 머릴 조아렸다 왕이 괴물 위에 올라탄다 가부좌를 튼다 수많은 손 펼쳐 보인다 손바닥에 껌뻑이는 눈—형제들의 머리를 꿰어 목걸이를 만드는 왕의 장인들 긴 송곳으로 관자놀이에 구멍 뚫는다 바닥에 놓인 양동이 피와 살점 가득 찬다 벽에서 사람의 팔 무수히 돋아난다 무고한 팔들이여 누군가 기침 나무문 삐걱대며 열린다 * 미술관 닫혀 있다 울타리 너머 인부들 그늘에 앉아 있다 땀 흐른다 동자는 오늘 밤 이곳에 머물기로 했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걸었다 호숫가에는 부랑자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 맨발이었고 거죽 사이로 늑골이 앙상했다 그중 하나 한쪽 무릎 세우고 세운 무릎에 양손 모았다 그 위에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할 수 있는 건 그뿐 동자는 바라보았다 검녹의 호숫가를 큰스님 같은 사내를 큰스님은 죽음을 예감했었다 언젠가 한 번 딸 얘길 해주었다 혼잣말 중얼거리듯 단편들 늘어놓았다 그중 기억 남는 건—도로에서 택시를 기다린다 쇠파이프 실은 1T 트럭 커브를 돌다 그대로 * 책상에 노트 한 권 펼쳐져 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사내는 호숫가에 있다 사람들 호스텔 강당에서 무리 지어 술 마신다 몇은 춤춘다 몇은 목소릴 높인다 몇은 자릴 뜬다 술이 바닥나고 나는 지하실 계단을 내려간다 그 아래 죽은 형제들 불안 국가의 무능 브로커들의 은밀한 언어 돈 빼앗고 복부에 칼 쑤셔 넣는 불한당 사내가 차를 몰고 마트에 간다 차가 언덕을 내려간다 멈추지 않고 상점 쇼윈도를 향해 라디오에선 어젯밤 사건 움푹 팬 나무 밑동 위에 어멈 앉아 있다 * 담벼락에 박혀 있는 못 굵은 노끈 걸려 있다 개 한 마리 목매달려 있다 대롱대롱 개의 신음 소년 창문으로 개를 지켜본다 죽은 듯 축 늘어졌다 이내 온 힘을 다한다 불쑥 창문 불쑥 창문들 여러 개의 낯선 눈 개의 항문에서 똥덩이 몇 개 뚝뚝 떨어진다 서랍에 가위가 있었다 험상궂은 조형들—신이 있다면 그 신은 그림자를 본떠 세상을 만들었겠지 그것은 그의 몸보다 작았겠지 그곳 사람들 낮에는 말라죽고 밤에는 얼어 죽었겠지 당최 우릴 빚은 이유가 뭐요 밤낮으로 사랑하고 사랑하고 비바람 멈추지 않는다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 도로 꽉 막혀 있다 * 김 선배는 나를 배신했다 나는 그와 다른 길을 갈 것이다 비가 쏟아졌다 파도가 선박을 집어삼켰다 흔들리는 삶 우린 작업실에서 죽으려고 했다 고통스럽지 않게 구조조정이 있을 예정 박 선배는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 허리를 굽히고 나에게 속삭였다 나는 내가 아무도 아니어서 억울해 엉엉 울었다 이번 달 카드 값은 연체되었다 월세는 밀려만 가고 찬장에 썩지 않을 통조림 속 음식 그물에 걸린 미래를 건져내기 위해 몸을 던져야 했는데 처형당했다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 모였었다 벽 맞대고 서 있던 여섯 도시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비참한 일을 겪게 마련이다 일상은 계속될 것 총성이 멈추면 *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린다 무사히 이륙하겠지 착한 사람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토우 그들은 크고 오래된 토우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뒤로 더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번갈아 본다. 보고 있다. 그것은 한때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먼지가 일고 있고 그 둘은 서로 주장한다. 토우를 자신이 빚었다고. 그것은 자신의 것이라고 피력하면서 그들은 서 있다. 말하고 있다. 토우에 얽힌 일화에 대하여. 그럴 때 그는 물에 대하여 말한다. 들은 적 없는 지명을 언급한다. 그곳에서 어떻게 물이 살 수 있었는지. 그것을 발견하게 된 계기와 물의 빛깔에 대해서. 그 물로 어떻게 반죽을 했는지. 그리고 그가 섞어 넣었던 체액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 다른 그는 새에 대하여 말하고 있었다. 그가 애지중지 기르던 희귀한 새에 대하여. 그것이 어떻게 날아왔는지. 새의 특이한 습성에 대해서. 그리고 얼마나 아꼈는지. 결국엔 불태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는 설명하고 그는 흐느낀다. 그는 불타는 새의 연기를 토우에 먹였다고 한다. 그는 잠시 홀렸었다고 한다. 연기가 차가웠다고. 새가 내지르던 소리를 환청으로 듣는다고 한다. 그는 한다. 한다. 그들은 서로 하고 있었다. 한때를 겨냥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늘어나 주변을 메우고 있다. 그들은 격해진다. 서로를 사이에 두고 몸을 움직인다. 먼지가 일고 있다. 사람들은 무감하고 주장은 계속된 채로 있다. 그러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토우에 몸을 꽂는다. 꽂고 있다. 꽂지 마. 꽂는다. 손가락부터 전신으로. 단단한 곳에서 무른 곳까지. 그들은 엉겨 붙는다. 붙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울거나 웃고 있다. 사람들은 사라지고 있다. 얼굴의 물 그는 안에 있고 안이 좋고 그러나 안으로 빛이 들면 안개가 새나간다는 심상이 생겨나고 그러니 밖으로 나가자 비는 내리고 비는 믿음이 가고 모든 맥락을 끊고 있어서 좋다고 그는 되뇌고 있다 그러면서 걸어가므로 젖은 얼굴이 보이고 젖은 눈이 보이고 비가 오면 사람들은 눈부터 젖어든다고 그는 말하게 되고 그러자 그건 아무 말도 아닌 것 같아서 계속 드나들게 된다 얼굴의 물 안으로 얼굴의 물 밖으로 비는 계속 내리고 물은 차오르고 얼굴은 씻겨나가 이제 보이지 않고 동양 나는 무기를 쥐고 있었다. 겨루고 있다. 그와 분투하는 동안 서로를 노리고 있다. 무엇도 되지 않는 풍경에 휩싸여서 그러나 눈앞에 있는 대상을 향하여 있다. 무언가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났으므로. 나는 그를 본다. 어느새 이기려 한다. 이기고 있다. 이겨버리면 되었고 그것은 감각 속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의 급소를 겨눈다. 거두고 있다. 그의 얼굴은 풀리고 있었고 그러나 우리는 서로 무연해지고 있습니다. 그가 나를 바라본다. 보면서 뒤돌아선다. 나는 감각을 잃고 있었네. 그러자 그는 걸어가고 있었다, 건너왔던 곳으로. 차밭을 지나 주변을 돌아서, 또 돌아 나가고 멀리 보이는 푸른 것들을 지나서, 그가 우세한 지역에 들어선다. 그가 돌아간 자리에는 그러나 다친 네가 생포되어 있었다. 너는 무기를 찾는다. 그것을 쥐려 한다, 너를 둘러싼 사람들 사이에서. 그가 네 앞에 선다. 너를 겨눈다. 너는 그림자에 가려져 있다. 네가 감각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그러나 음각된 장식들이 흩뜨려놓은 공간 속으로 너는 봉착해 있다. 사람들 틈으로 너는 어두워지는 푸른 것들을 바라보고 있다. 보이고 있다. 그런 너를 그가 찌른다. 사람들은 너를 보고 있다. 찌르고 있다. 네가 보는 걸 볼 수 있는 것들은 사라진다. 나는 너와 함께 죽고 있다. 연안으로 연안으로 가봅시다 연안으로 밀려오는 너를 보러 나는 연안으로 건너가 봅니다 너를 마주한 나를 만나러 연안으로 나를 흘러가 봅니다 네게 잠들기 직전이라고 말해주러 그런 내게 너는 물을 밀고 땅을 밀었다고 합니다 밀다가 놓쳤다고 합니다 밀려오는 중에 갈 곳을 잃었다고 합니다 나는 그런 네게 사이가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멀어져서 너무 멀어져버렸다고 그러니 나를 흘러가라고 말합니다 너는 의아한 표정으로 내가 잠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 ’ 그녀는 하루에 한 글자씩 일기장에 적었다 어떤 날은 ‘돌’이라고 썼고, 어떤 날은 ‘가’라고 썼으나 그것은 모두 새였다 어제는 ‘불’이라는 글자에서 자신의 발에 입 맞추는 새를 보았고 오늘은 ‘새’라는 글자에서 풍선에 매달린 새를 보았다 어느새 그녀는 자신을 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뼈’처럼 둥지를 틀고 ‘활’처럼 몸을 일으켰으며 ‘빵’처럼 부풀었다가 ‘칼’처럼 슬기로워졌다 ‘실’처럼 춤추었고 ‘눈’처럼 나무에 앉아 쉬었다 그녀의 몸에는 새떼가 뚫고 지나간 모양이 남아있었다 어떤 새는 그녀를 지나며 솟아오른 것 같았고 어떤 새는 미처 그녀를 통과하지 못하고 부딪쳐 추락한 것 같았고 어떤 새는 그녀의 가슴에 그대로 박혀 숨이 된 것 같았다 검은 콩 하나가 있다 차가운 식탁 위에 있다 거꾸로 세워진 유리컵에 갇혀 있다 천장은 투명한 만큼 무겁다 나는 꺼내줄 수 있다 방 안에 앉아 있다 벽은 나의 등에 기대어 있다 움직일 수 없다 방문은 누가 열어주나? 도마 위에 있다 검은 콩 하나가 거대한 식칼의 날을 마주보고 있다 나는 찍어 내릴 수 있다 방은 밤 한시에 가장 밝게 타오른다 시체처럼 누워있는 내가 있다 소리 지르지 않는다 오래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 있다 검은 콩 하나가 나는 불을 끌 수 있다 검은 콩과 나는 익는다 그곳에 가만히 있다 도깨비 죽은 식물의 뿌리가 공중에 있는지 손 대신 갈고리를 가졌는지 발바닥에 신앙이 있는지 왼쪽 눈으로만 본다 커튼 뒤를 숭상한다 커튼과 창 사이의 간격 그 두께는 완벽해 숨겨진 빛의 맥박 쿵쿵 발을 구르면 온몸에 피가 돈다 머무를 방이 없구나 방망이를 휘두를 때 맞아죽는 상대가 없고 마주 볼 내가 없고 날마다 두 손을 모으고, 가지런히 두 무릎을 꿇어도 변신은 순식간이야 튀어나올래 베란다의 차가운 바닥에 오래 앉아 있을 때 눈동자가 굴러 떨어진 가장 어두운 곳에서 약속을 어기고 유리창이 깨지면 검정 바탕이 될래 단 하나의 눈을 가질래 혼자서의 낭독회 커튼은 고백하기 좋다 눈썹과 코끝을 스치며, 커튼은 자꾸만 바닥으로 늘어지고 등에는 투명한 창이 매달려 있지 술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커튼을 빌려 나타나는 입술의 형상 목소리는 입술의 모양보다 늦게 온다 그러니까 혼자는, 후회를 기다려 베란다 쪽에서 내려다보면 화단, 복도 쪽에서 내려다보면 아스팔트 바닥이네 그러니까 혼자는, 죽기 좋은 곳을 확인해 난간은 고백하기 좋다 햇빛을 반사시키며, 옥상은 혼자를 튕겨내고 싶어 하지 목소리는 공중에 내민 발보다 늦게 온다 낭독을 마치고 나면, 반가운 택배를 기다리고 우리는 친구처럼 둘러 앉아 커피를 마시기도 해 그러니까 모두는, 혼자가 되어서야 낭독을 한다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그런 날들의 기원 1 할머니는 학교에 다니고 싶었다 소학교는 입학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일본어를 배워야 했지만 할머니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누구도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아무도 일러 준 적이 없었다 사과와 배, 레몬과 자두를 꺼내 일본어로 그 이름을 물었을 때 할머니는 침을 꼴깍 삼켰다 가끔 제상에 올랐다가 어른들 입으로 사라져 버린 과일과 여적 한 번도 본 적 없는 과일의 이름은 언문으로도 몰랐다 2 배롱나무 뒤로 하고 아버지와 딸이 나란했고 어머니와 아들이 소복이 쌓였다 하얗게 다린 주름이 매끈했고 간지럼을 타듯 검은 교복은 어색했다 달라 같은 얼굴이었다 뽀얀 안개에 묻힌 꽃이 제법 향기로웠다 기웃한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바랜 실선이 곁을 그었다 무명 저고리를 입은 여인의 사뿐 내려앉은 그림자가 짙었다 3 프리마켓을 돌아다닐 때마다 시간을 길어왔다 하나 둘 들쳐보노라면 할머니가 읊조리던 날들을 어렴풋이 느끼곤 했다 그리 멀지 않은 위안을 아무도 일러준 적이 없었지만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괜찮았다 할머니의 한쪽 뺨 가까이 하늘을 올려다 본 날 할머니는 무성한 기원을 밥처럼 퍼 주었다 토렴 따뜻한 한 그릇을 먹고 싶어 식당에 들렀습니다. 오랜 시간 앉아 그늘을 쐽니다. 반복되는 손짓이 무거워 한발을 다른 발로 지그시 밟습니다. 떠내려간 시간으로 오늘을 건져냅니다. 맑은 바탕이 버텨낸 마음을 거푸 뒤집습니다. 주름진 꿈을 바라는 것도 엊그제 놓고 간 기대를 내일이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한손이 다른 손을 감당하는 소용이 먼저입니다. 식탁 위에 놓인 일과처럼 이해를 구한 적은 없습니다. 한 숟갈 퍼 넣은 다락처럼 허리를 펴 본 적도 없습니다. 절반쯤 뻗은 다리가 서로의 품으로 교차할 때 접힌 세계처럼 허기가 져 하루가 집니다. 그렇게 이번 신발도 구멍입니다. 새끼발가락부터 닳아 밖으로 나가려는 평범과 가둬두려는 일상이 부딪칩니다. 그럴 때마다 뒤꿈치에 굳은살이 박이고 신발 뒤축이 닳습니다. 돈을 내려고 주머니를 뒤지니 생활뿐입니다. 만감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듯 담은 만큼 퍼내라 합니다. 지우고 난 후여도 우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시시한 이전을 다시 처음으로 돌립니다. 문턱에 걸려 넘어질 뻔 했습니다. 올드하면 안 되나요 나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을 좋아해요.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절정과 결말은 뻔할수록 흥미진진하죠. 우리는 핫플레이스로 들어가요. 종유석이 머리 위로 떨어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엑스트라 죽순이만도 못해요. 정신 병리학의 은유를 띄우면 더욱 흥분하지요. 난 금방 사정하고 말거예요. 제발, 제발이라고 무릎이라도 꿇어야 하나요. 두 손을 당신의 위기에 올려놓겠어요. 뻔질나게 그려내는 짝퉁 아메리카 인디언에게 숭고한 체험을 선사할게요. 인사하세요. 우리는 갓 태어났어요. 킬킬 웃어도 나는 죽지 않아요. 총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너는 달아나겠지만 자일리톨 껌에 걸려 되돌아올 거잖아요. 도대체가 일방통행이라니까요. 좌회전을 무시하면 결말이 두려워해요. 발바닥에서 마우스를 뽑아내면 너는 올드한 사람. 나는 꼬리가 짧아요. 고양이처럼 길어지고 싶은데 담벼락 위에서 우아한 걸음마를 사족처럼 달고 있지요. 화룡점정이라는 말도 있지만 점 하나 찍자고 말을 늘일 건 없잖아요. 나는 펑크한 감각으로 고철을 가득 싣고 달려요. 리어카를 끄는 당신은 리어왕. 내가 당신을 죽여줄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일 키로에 팔백 원이라니 말이나 되나요. 나는 일 키로에 십만 구천 원짜리 옷을 흘리고 다니는데 말이죠. 갈색 스니커즈를 신은 남자를 찾으면 일 키로에 팔천 원을 준다는데 어딜가야 날계란을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지금 올백을 맞았어요. 삼단 구성은 글의 기본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를 들먹인다면 사람들이 나를 우습게 볼 거예요. 입꼬리가 올라간 눈동자가 손바닥 위에서 굴러다니죠. 조커는 조카도 비커도 될 수 있으니 신비의 영약 한 알만 있으면 근두운을 타고 구성의 가장자리를 엣지 있게 거닐겠어요. 이건 은유가 아니에요. 우리는 그저 언어로 시를 빻는 거예요. 맷돌이 아닌 걸 다행으로 아는 오빠가 널 벗겨내려고 하지요. 맛없는 빵을 언니한테 들켜서 우회전을 해요. 신호등 앞에서 안전한 사정을 이야기해요. 껌종이로 감싸면 제삼세계로부터 자유로워질 거예요. 그러니 손 흔들어요.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들 하셨어요. 의자를 마련했으니 이제 그만 죽으세요. 넉넉한 요란 뒤꿈치가 닳았다 그만큼 줄어든 키가 하루씩 하얗게 새었다 침묵을 매만지며 발을 기웠다 아프지 않아 익숙했다 무던한 한낮의 그림자만큼 나는 발끝을 나란히 하고 매일을 의욕했다